누적 투자액 185억…에스텍파마·솔브레인, SI 참여
전 세계적으로 빌리루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빌리루빈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3만여 편의 논문을 통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와 더불어 면역조절 효과를 가지고 있는 물질로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약으로 개발하는 데 있어 한계가 뚜렷했다. 물에 녹지 않는 극소수성 특징 탓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곳이 바로 빌릭스다. 빌릭스는 독성이 없는 물질과 빌리루빈을 합성해 수용성 나노입자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성장 가능성을 알아 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도 빌릭스의 지원군으로 나섰다. 올 상반기 140억원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친 빌릭스는 내년 최대 3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명립 대표, 창업부터 중견·대기업 경험 두루 갖춰
빌릭스는 2018년 말 설립됐다. 창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대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김명립 대표가 빌리루빈의 확장성을 한눈에 알아본 결과다. 김 대표는 유틸렉스 연구소장 겸 사업총괄 부사장, 나노엔텍 대표이사, SK텔레콤 체외진단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김명립 대표는 “국내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에 몸을 담았고 미국에서도 10년 동안 일 해오면서 얻은 경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새로운 플랫폼 기술을 발굴하고 개발해 이를 시장에 신약으로 출시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빌리루빈이 나노입자화 되면서 기존 빌리루빈의 치료효과는 한층 높아졌다. 약동학 (PK) 프로필은 향상된 반면 독성은 제거된 신개념의 항염증치료제로 거듭나게 된 셈이다.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나노입자 내부에 항암제를 탑재해 항암제의 독성은 줄이고 효능은 높이는 방식의 약물전달시스템 (Drug Delivery System)으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내부에 진단조영제를 탑재해 암진단 조영제로 활용되는 플랫폼 기술로도 발전하게 됐다.
전상용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연구팀은 7년에 걸쳐 빌리루빈의 소수성 특징을 해결할 수 있는 전략과 함께 8종류의 질환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성을 입증했고, 이를 통해 논문 게재에도 성공했다. 성장 가능성을 확신한 김 대표는 전 교수와 함께 빌릭스를 설립했고, 카이스트와의 양수도 계약을 통해 그 권리들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빌리루빈을 화학적 전합성하는 것이 회사의 명운을 좌우하는 첫 관문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의약화학자(Medicinal chemist)와 제조공정·품질관리(CMC)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300억 규모 시리즈B 목표…2024년 말 상장 계획
국내 기관투자자는 일찌감치 빌릭스의 성장 동반자로 나섰다. 재무적투자자 뿐 아니라 전략적투자자도 빌릭스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
첫 투자가 이뤄진 건 2019년 7월이다. 당시 DS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이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그해 말 에스텍파마가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섰다.
올 상반기 140억원 규모로 진행된 시리즈A 라운드에서도 DS자산운용과 에스텍파마가 각각 50억원, 25억원으로 팔로우온을 단행했다. 솔브레인도 SI로서 25억원을 베팅하며 신규 투자사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에스텍파마는 이미 생산 공정이 갖춰진 곳이기 때문에 그 인프라를 활용해 약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며 “솔브레인은 신규 마켓 확장을 위해 공동 임상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에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빌릭스는 내년 중후반 시리즈B 라운드를 추진할 계획이다. 목표 유치액은 300억원 수준이다. 목표 상장 시점은 2024년으로 설정했다.
그는 “올 하반기 허혈성 재관류 손상 치료제의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이어 내년 중반 임상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며 “임상 1상 전개와 약물전달시스템(DDS)에 대한 기술이전을 하는 데 사용될 자금을 내년께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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